글들/끄적여본시

서시(序詩) (편린)

멀리가세 2006. 6. 4. 15:30
 

서시(序詩)


 


 

차라리 나는 떠나라


동안거(冬安居) 내내 나는 또다시 나를 적으로 만들고만 있지 않았느냐

사막의 고행 끝에 부처가 깨달은 것이라곤 고작

고행이 필요없다는 것, 그뿐

부처여

내 발목에 차인 그대의 화두란 도대체 무엇이냐

내 스스로 문장이 되어야 할 질곡 아니냐


차라리 돈을 벌어라 여자를 안아라

그것이 해탈에 가까우니

 

 

 

(1997년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