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가세 2006. 6. 4. 20:53
 

후회



내가 돈 10억만 있으면

내 하고 싶은 것 하며 산다.

그래서 모든 꿈을

10억 이후로 미뤄 놓았다.

이 세상에 이렇게 밀려난 꿈들이 얼마나 많을까

50억개쯤, 아니면 55억?

그래도 나만은 꼭 이루겠다고

위장 한쪽을 덜어내 꿈장을 만들고

소금에 절인 꿈을 정성껏 들여 놓았다.


그 뒤로 나의 일이란 꿈장에서 꿈을 덜어내는 일이었지.


먼 훗날 나는 후회했다.

왜 질질 끌며 한줌씩 밖에 못버렸을까

일찌감치 확 비워버렸으면 지금쯤

10억은 벌었을텐데.



(97-99년 사이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