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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의 쓰임새

멀리가세 2006. 6. 3. 00:02

사십이나 오십 넘어, 그도 안되면 죽기 전에, 내가 쓴 글을 묶어 책 한권 내고 싶다는 생각이 군대생활할때 퍼뜩 들었다. 그때부터 간간히 글들을 끄적였는데 어떤 것은 노트에 적어 놓고 어떤 것은 컴퓨터에 저장시켜 놓고 또 어떤 것은 친목카페 게시판들에 올려 놓았다. 이렇듯 정돈이 안되고 여기저기 산재되다 보니 종당에는 이런저런 사연으로 찾을 수 없는 것들이 부지기수가 되었다. 물론 대개의 글들은 그때그때 떠오른 단상이나 일상의 체험을 두서없이 적은 것이라서 잘 간수해야 할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미흡하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그 글들중에서도 혹여 나중에 사려가 깊어지면 제대로 된 싹을 틔울 수 있는 씨앗이 한톨쯤은 있지 않았을까하는 데 생각이 미치면 다소의 아쉬움이 남는다.

이 아쉬움을 지우는 것이 내가 난생 처음 만든 이 블로그의 쓰임새이다.

되는대로 지금 남아 있는 글들을 긁어 모아 더 없어지는 것을 막고 새롭게 쓰게 되는 것들도 이 블로그에 모두 등록해서 죽기전에 혹 나오게 될지 모르는 나의 책의 든든한 자료집으로 삼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