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이시가와 타구보구(石川啄木)/피천득 번역
헤어지고 와서
해가 갈수록
그리운 그대
이시가리(石狩) 시외에 있는
그대의 집
사과나무꽃이 떨어졌으리라
긴긴 편지
삼년 동안 세 번 오다
내가 쓴 것은 네 번이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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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고 받고 보내고 받고 보내고 받고
보내고 오지 않았을 것이다.
편지 한번 더 쓴 것 뿐이지만
이별의 상심을 끌고 가야할 세월의 길이는 시인이 훨씬 오랠 것임을 누구나 직감한다.
작은 차이가 번지고 번져 더할 수 없이 큰 울림으로 증폭되는 느낌을
이 시만큼 간결하게 표현한 시가 또 있을까?
* 이 시를 언젠가 한번 읽고 다시 찾으려니까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시인의 시집도 완전히 번역된 것은 없고 여기저기 선집에 한두개씩
실려 있는 정도인가 보다. 꽤나 유명한 시인이라던데.
근 3-4개월 정도를 머리에 두고 있다가 오늘에서야 겨우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