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들/끄적여본시

아버지의 바둑

멀리가세 2009. 6. 22. 17:09

아버지의 바둑

 

 

나이 들어 늘지않는 바둑 옆에 바둑책만 늘어난다.

보두 않는 책 다 치울래요.

무심히 던진 어머니의 말씀에

치우긴 뭘 치워, 다 보는 책이야!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는 아버지.

늘지않는 민주주의 옆에

노무현

강희남

늙은이의 시신이 쌓인다.

까마득하여라 옛날에는

젊은이가 쌓였었는데,

제 순수를 못이겨 제 몸에 불놓아

제 순수를 증명하는

바보짓을 했는데.

민주주의도 젊은 피가 좋은가봐.

늙은이 피엔 꿈쩍도 않는 걸 보면.

일찌감치 아버지로

늙어버린 우리들 옆으로

늘지않는 민주주의만 쌓이는데

 

버럭 고함이라도

옛시인의 기침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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