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바둑
나이 들어 늘지않는 바둑 옆에 바둑책만 늘어난다.
보두 않는 책 다 치울래요.
무심히 던진 어머니의 말씀에
치우긴 뭘 치워, 다 보는 책이야!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는 아버지.
늘지않는 민주주의 옆에
노무현
강희남
늙은이의 시신이 쌓인다.
까마득하여라 옛날에는
젊은이가 쌓였었는데,
제 순수를 못이겨 제 몸에 불놓아
제 순수를 증명하는
바보짓을 했는데.
민주주의도 젊은 피가 좋은가봐.
늙은이 피엔 꿈쩍도 않는 걸 보면.
일찌감치 아버지로
늙어버린 우리들 옆으로
늘지않는 민주주의만 쌓이는데
버럭 고함이라도
옛시인의 기침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