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들/끄적여본시

선운사 동백꽃

멀리가세 2006. 6. 5. 23:51

선운사 동백꽃

 

 

 

 

등지고 선 달빛이 곱다

법복 주름을 타고 흘러

천구비

 

우두커니

꽃을 본다

절담장을 넘어

휘영청 드리운

동백꽃

 

달빛은 꽃머리를 두드리고

꽃은 잎새를 휘저어

달빛을 흐트렸다

발목을 감고 도는 소용돌이

 

댕그랑 댕그랑

 

풍경소리

그예 재촉하고

 

휘적휘적

꽃을 헤치며

사라지는

기골 굵은 스님

 

 

 

 

(1997년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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