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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달이 오르고

멀리가세 2008. 4. 25. 21:11

하늘에 달이 오르고

 

                 하이네 시, 최정화 옮김

 

 

하늘에 달이 오르고

물결 위에 달빛이 고요하다.

그대 곁에 내가 있고

그대와 나의 가슴 함께 물결짓는다.

 

그리운 품에 황홀히 안기는

내 안식하는 물가에 인적은 없다.

"바람결에 무엇이 들리오? 어찌하여

그대의 희맑은 손이 떨리오?"

 

"부는 바람 소리가 아니라,

물결 사이 들리는 인어들의 노래.

바다에서 죽은 언니의

그 인어들의 노래가 들립니다."

 

 

 

* 고등학교 땐가 어떤 외국시 모음집에 실려 있는 이 시를 본 적이 있다. 오늘 들어온 책중에 표지가 단정한 하이네의 시집이 한권 끼어 있었다. 혹시나 싶어 뒤적였다. 있네. 잠시 추억에 잠겨 시를 읽었다. 좋긴한데 약간 찜찜한 뒷맛이 남는군. 뭘까?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예전에 읽었던 시의 마지막 연은 대략 이랬던 것 같다.

 

  바람 소리가 아니에요.

  들리지 않나요?

  물결 사이로 들리는 인어들의 노래.

  언니는 바다에서 죽었답니다.

 

  요 차일런가?